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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회로 이야기

[소설.화투강호외전] 제4화: 산맥의 경계, 삼팔광의 기운이 꿈틀거리다

by 건강이 최고!!! 2026. 8. 9.

고돌국과 초단국의 신비로운 탄생, 그리고 화투에 숨겨진 절세 무공의 섭리를 다룬 지난 연재에 이어, 이번 4화에서는 마침내 청년으로 성장한 고돌국의 왕자가 강호에 첫발을 내딛는 역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산맥의 경계, 삼팔광의 기운이 꿈틀거리다

열여덟의 용, 기지개를 켜다

백두산 산맥을 두른 험준한 영봉(靈峰)들 사이로 차가운 새벽 서리가 내리앉던 날이었다.

 

고돌국 왕궁 뒤편, 깎아지른 절벽 끝에 조성된 연무장에서는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파공음(破空音)이 끊임없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양손에 3월과 8월의 광(光)패를 쥐고 태어났던 신아(神兒), 고돌국의 왕자 '휘(輝)'가 마침내 열여덟의 청년으로 성장한 것이었다.

 

"쉬익-! 팍-!"

 

휘가 가볍게 오른손 손가락을 튕기자, 손끝에 쥐어져 있던 붉은 화투짝 하나가 번개 같은 속도로 날아가 백 자(尺) 떨어져 있던 단단한 청옥석 바퀴에 정확히 꽂혔다.

 

단순한 투석전이나 암기법이 아니었다.

패가 바위 깊숙이 박히는 순간, 붉은 달과 사쿠라가 그려진 3월 광패의 형상이 거대한 환영처럼 허공에 떠오르며 바위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전하, 진기의 운용이 한층 더 기이해지셨습니다."

 

연무장 한쪽에서 이를 지켜보던 호위총관이 감탄을 금치 못하며 득달같이 달려왔다.

 

휘는 가볍게 숨을 가다듬으며 손에 쥐고 있던 패를 정갈하게 거두어들였다.

 

휘의 눈동자는 깊고 맑았으나, 그 안에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가공할 '삼팔광'의 거친 기운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휘의 진짜 무서움은 단순한 광(光)의 파괴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절대특기, 삼조비상(三鳥飛翔) 고도리(五鳥)

사람들은 그가 삼팔광의 기를 타고난 광오한 파괴자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수년 간의 혹독한 수련 끝에 완성된 휘의 진짜 절세 특기는 바로 '고도리(五鳥)'의 무공이었다.

2월의 꾀꼬리, 4월의 두루미, 8월의 날아오르는 기러기.

 

휘가 이 세 종류의 새 패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내공을 끌어올릴 때면, 그의 신형은 마치 바람을 타는 한 마리 거대한 매처럼 가볍고 자유로워졌다.

 

"츳!"

 

휘가 허공을 향해 몸을 날리자, 그의 몸 주위로 세 마리 환영의 새가 나타나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상에서 천 리를 내다보는 혜안과 신법, 그리고 상대를 순식간에 혼란에 빠뜨리는 변환무쌍한 패의 궤적! 고도리의 무공이 발동하는 순간, 상탁의 모든 패는 휘의 의지대로 허공을 수놓았고, 상대 고수는 단 한 번의 반응조차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진기를 빼앗기고 말았다.

 

광(光)의 가공할 일격에, 바람을 타고 적의 허점을 꿰뚫는 고도리(五鳥)의 신법까지 갖추었으니, 그야말로 무림 천하가 두려워할 절세고수의 완성이었다.

산맥의 경계, 첫발을 내딛다

"아바마마, 소자 강호로 나가겠나이다."

 

그날 오후, 휘는 왕 앞에 무릎을 꿇었다.

더 이상 궁궐이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 갇혀 있기에는 그의 무공과 기운이 너무나 거대했다.

백두산 너머 넓은 강호, 그리고 운명의 초단국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호는 잔혹한 곳이다. 네 손에 쥔 3·8광의 기운을 노리는 음흉한 무리들이 지천에 깔려 있을 것이다."

 

왕의 우려 어린 경고에도 휘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패를 잡은 이상, 판 위의 운명은 제가 지배합니다."

 

홀홀단신으로 고돌국을 나선 휘는 두 나라의 경계를 이루는 백두산 천령산맥(天嶺山脈)으로 향했다.

산세가 험하고 음기가 짙어, 오직 허락받은 자만이 넘을 수 있다는 핏빛 산맥이었다.

 

산맥의 경계에 들어서자, 주위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으며 서늘한 살기가 사방에서 뿜어져 나왔다.

산맥을 지키던 음지의 은밀한 흑점(黑點) 무사들이 휘의 등장에 반응한 것이었다.

 

"흐흐흐, 고돌국의 피를 받은 애송이가 제 발로 죽음을 찾아왔구나. 네 손에 새겨진 광(光)의 혈도를 내놓고 가라!"

 

사방의 울창한 수풀 속에서 십여 명의 검은 복면 무사들이 화투패를 암기처럼 쥐고 튀어나왔다.

그들의 손 끝에서 오랑캐의 흑살기가 스며든 패들이 쇄도해 왔다.

붉은 사쿠라와 기러기가 허공을 찢다

"풋내기들이 감히 판을 어지럽히는구나."

 

휘는 냉소하며 비단 도포 자락을 휘날렸다.

그의 오른손에서 3월의 사쿠라 패가 붉은 섬광을 내뿜으며 전방을 가랐다.

 

"콰아아앙-!"

 

3월 광패의 진기가 폭발하자 쇄도하던 암기들이 단숨에 가루가 되어 산산조각 났다.

 

흑의 무사들이 경악하여 후퇴하려 했으나, 이미 늦은 뒤였다.

 

"고도리(五鳥)·삼조연환격(三鳥連環擊)!"

 

휘의 왼쪽 손가락 사이에서 2월, 4월, 8월의 새 패가 동시에 튕겨 나갔다.

허공을 가르는 세 마리 새의 환영이 무사들의 기혈을 완벽하게 봉쇄해 버렸다.

 

그것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독수리가 먹잇감을 낚아채듯 전율스럽고도 아름다운 초식이였다.

 

"컥... 이, 이 정통 고도리의 신법은...!"

 

무사들이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었다. 휘는 그들을 스쳐 지나가며 무심하게 산맥의 정상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의 등 뒤로 8월의 거대한 달과 3월의 붉은 사쿠라 기운이 휘황찬란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산맥의 경계선에 선 휘는 저 멀리 안개 속에 싸인 초단국(草短國)의 성채를 바라보았다.

그의 손 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가슴 깊은 곳에서, 태어날 때부터 연결되어 있던 알 수 없는 운명의 끌림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기다려라. 이 강호의 진짜 판을 내가 쓸어 담아 줄 테니."

 

삼팧광의 거대한 기운과 고도리의 절세 신법을 품은 소년 영웅 휘. 그의 첫 걸음과 함께, 강호를 뒤흔들 격랑의 바퀴가 거세게 구르기 시작했다.

 

다음 화 예고: 제5화 - 혈투의 조짐, 판을 어지럽히는 흑운(黑雲). 초단국으로 향하는 왕자의 앞길을 막아서는 정체불명의 마교 무리들! 과연 휘는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